국내 권격 액션영화 팬들에게 <용호투>로 잘 알려져 있는 <용호의 결투>는 홍콩 쿵후영화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그전까지 홍콩 액션영화들의 대세는 쿵후영화와는 다소 거리를 둔 무협영화가 대부분이었다. 쇼브러더스의 간판스타 왕우 역시 <독비도> 시리즈를 비롯한 몇편의 무협영화로 스타가 되었지만, 엄밀히 말해 <용호의 결투> 이전까지 ‘쿵후영화’ 혹은 ‘쿵후 스타’는 존재하지 않았다. 왕우의 뛰어난 점은 여기서 비롯된다. 그는 사람들로부터 ‘천황거성’(天皇巨星)으로 불릴 정도로 전무후무한 대스타였고, 쇼브러더스 시절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단 한명의 배우였다(쇼브러더스 시절 배우는 ‘사원’과 다름없는 취급을 받았다). 자신의 인기와 지명도를 이용, 적극적으로 밀어붙인 <용호의 결투>는 그가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처음으로 각본과 감독을 맡은 야심작이다. 왕우의 새로운 도전은 막대한 흥행 수익으로 보상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