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정취를 찾아온 미국의 가난한 화가, 들어 닥치자마자 만난 깜찍한 꾸냥의 허풍에 얼떨떨해 한다. 부호의 딸이라고 허풍을 떠는 이 여자는 실은 홍콩의 밤거리를 누비는 매춘부 수지 웡이다. 그녀를 모델로 쓴 것이 화근이 되어 화가를 짝사랑 하게 된다. 비록 몸은 더러울망정 마음은 순수하다고 시치미 떼는 나이브한 수지웡에게 드디어 화가도 마음을 뺏기는데...
로버트는 남콕 호텔의 바에서 수지를 만날 때 시간 단위로 호텔 방을 빌리지 않는 유일한 투숙객이었다. 그녀는 로버트의 뮤즈가 되었고, 그들은 사랑에 빠지고 만다. 하지만 심지어 홍콩에서도 많은 백인들이 자신들의 배우자를 기만한 채 중국 여인들을 정부로 두고 있었다. 전후의 열악한 환경탓에 생존을 위해 길에 나선 여인 수지웡은 그냥 외국인에게 웃음을 팔고 밥을 구걸하는 위안부일수도 있겠지만 그녀 자신은 그런 가운데에서도 순수하다. 사악하거나 탐욕스럽지 않다. 그저 사랑이 그립고 생존 수단으로 사람을 만나지만 절데 영혼을 팔진 않는다. 1950년 중반을 배경으로 하는 “The World of Suzie Wong”은 아름답게 쓰여진 타임캡슐이라 하겠다. 50년 전 처음 출간되어 전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윌리엄 H 홀던 주연의 영화로, 볼레로, 그리고 심지어 레게 음악의 노래로까지 알려졌다.